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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갑자기 너무 많은 변화가 찾아와 우울해진 기념으로 지난 2달간의 짧은 회고를 남긴다. 회고가 아니라 우울한 자기 반성이다.
2021년 12월
1. 학업과 회사 병행은 무모한 도전이었다는걸 깨달았다.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회사 서버 개발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시험 기간임을 감안하여 출근 횟수가 줄었지만 수강신청의 실수 (실수인 것을 강의를 듣고 알았지만) 인 모소 개발을 하느라 제대로 시험 공부도 못한 것 같다. 특히나 미적분은 정말 내가 맞나? 싶을 정도로 공부를 놨다. 시험장에서 아주 오랜만에 백지 비슷한 답안지를 내고 왔다.
이 시기에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사 하나가 빠져있던 것 같다. 예전에는 21학점 들으면서 어떻게 전공 학점 챙겼는지 의문이다. 12학점에도 버거워하는 나를 보면서.
2. 시원이랑 소프트웨어인의 밤에 참가했다. 아니 18학번이 아직도 그런데 간다고? 눈치없는 18학번 2명 역할을 맡아보았다. 사실 본 목적은 추첨권 뽑기지만. . . 둘이서 그동안 학생회로서 준비한 소웨밤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참여한거다. 물론 선물은 하나도 못 받았다!
오랜만에 학과 행사에 그것도 주최자가 아니라 참가자로 참여해보니까 편하다 행사 준비가 얼마나 힘든지 아는 나니까 학생회 후배들이 대견했다. 뭔가 이제 학과 행사를 내가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실감났다. 사실 임기를 마치고 초반에는 지나다니면서 숙대 큰 술집이 보이면 개강총회하기 딱인데? 이러면서 지나다녔다. 희선이가 맨날 너 이제 학회장 아니니까 그런거 생각하지마라고 해줬다.
3. SOPT에서의 2번째 앱잼 팀빌딩을 위한 준비에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다. 원하는 팀이 생겼고, 이 팀에 서버 개발자로 가기 위해 나를 어필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했다. 인생은 자기 PR의 연속이라는데 이 시기에 나에게는 알 수 없는 자존감 하락이 있었다.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바쁜데 팀빌딩 준비를 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스트레스였나보다. 게다가 원하는 팀에 나와 같은 시드일 것 같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서 더 걱정했던 점도 있었다. 시간이 없는데도 꾸역꾸역 시간을 내서 테스트 기능 개발을 하고, 노션에 정리하고, 네트워킹 하는 시간이 정신적으로 나를 힘들게 했다. 아직 미화되려면 2주정도 남았나?
2022년 1월
1.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과의 경쟁은 언제나 힘들다. 연초부터 앱잼 팀빌딩을 진행했다. 팀빌딩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원했던 팀에 잘 들어갔다. 결과만 보면 참 좋은데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당일에 배정된 시드부터 나를 당황시켰고, 나는 예상치 못한 사람과 경쟁하여야했다. 나 혼자 생각해둔 계획이 완전히 뒤틀어져버렸다. 예상은 언제나 틀리는 게 맞지만, 그동안의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이 날의 당황스러움이 겹쳐져서 차라리 땅에 꺼지고 싶은 기분이었다. 끝나고 희선이를 만나 술 한잔하며 회포를 풀었다. 사회의 축소판을 잠시 경험한 날
2. 본격적으로 앱잼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다행히 1주 반 정도를 합숙하여 개발에 집중 할 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린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비록 오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서비스의 초기 설정부터 기능 개발까지 3주안에 모두 경험해 볼 수 있는 건 행운이다' 라는 신념으로 열심히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2.1. 생각보다 프로젝트 규모가 크고, 어려운 기능이 많았다. 더군다나 주로 쓰는 mongoDB가 아닌 PostgreSQL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스스로의 개발 속도가 원래보다 매우 느렸다. 서버 팀원이 2명이었기에 사실상 2명이서 각 1.5인분씩 3인분을 해야했다. (대부분의 팀은 서버 팀원이 3명이었다. 그리고 나 역시 3명이 제일 적당한 앱잼 인원이라 생각한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돌아보니 중간에 스스로 개발에 대한 자책을 많이 한 것 같고, 이 때문에 자신감도 떨어졌던 것 같다. 여유가 사라지니 놓치는 부분들도 많았다. 리팩토링 할 거리를 스스로 만들어냈다.
2.2.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표현했는데 이제는 내 스스로 가지고 있던 자만감을 조금 떨어뜨린 거라고 생각하려한다. 나의 개발 철학인 '끊임없는 의심'을 한동안 멀리 떨어뜨려둔 것 같았다. 앱잼을 계기로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이고, 얼마나 더 노력해야하는지 깨달았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배워야할 건 많고, 나보다 잘하는 개발자는 많고, 내가 모르는 건 너무나도 많다. 이전처럼 새로운 스택에 도전하는 개발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3. SOPT 서버 파트장에 당선 됐다. 사실 서버 파트장 지원은 29기 시작 전부터 고심했던 일이기도 했고, 개인적인 목표이기도 했다. 29기 내내 수 많은 케이스를 고려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며 어렵게 마음을 정했다. 쉽게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큰 자리이기도 했고,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내가 고민하는 동안 후보자가 나와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도 굉장히 많은 고려 대상이었다. 이런 내 고민을 들은 주변 지인들이 하나같이 "안 나가서 평생 후회할거면 나가!" 라고 해줬기 때문에 도전했다.
감사하게도 서버 파트장에 당선되었다. 당일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소감을 뭐라고 말했는지도 기억이 안난다. 주변에서 이제 3월 리크루팅 때 죽어나가겠다 라고 걱정해주는데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할련다. 근데 node, ts, mongoDB로 세미나 진행할 생각은 사실 좀 설렌다. (도라인가?) 무튼 아무도 안보지만 그래도 파트장 응원해주신 모든 SOPT, 지인분들 감사해요. 다음 학기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서팟장 포스터 흔쾌히 만들어준 지인 언니 감사합니다. . .
4. 새로운 회사에서 3월부터 근무하게 되었다. 우연하게 만난 곳에서 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셔서 커피챗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가 여러가지에 스택에 손 대본 것을 신기해하시는 것 같았다. 항상 새로운 스택 적용해보는 걸 좋아해서 깔짝였던건데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다.
아직 입사를 하지 않았지만, 사실 난 내가 잘 하는 개발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나를 선택한 만큼의 결과를 내야하는데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그동안의 프로젝트들과는 달리 실제 프로덕션 서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 많은 노력과 공부가 필요할 것 같다. 인생이 갑자기 너무 바빠진 거 같다.
5. 나보다 수천배는 잘해서 내 코드가 쓰레기처럼 보이는 사람이랑 일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정확히 내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습관으로 코드를 짜고 있는지 지적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의심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근래 너무 나의 개발 실력에 자만한 것 같다. 코드로 혼쭐나보고 싶다.
6. 성장을 하고 싶다는 마음과 성장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내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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